미국 대선 후보 지지에 사용되는 선거 캠페인용 상품에 저렴한 중국산(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나 모자가 중국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테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국 대선시장 상품 정가 10분의 1 수준의 저가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2016년부터 대선 캠페인용 티셔츠 등을 생산해 온 미국 의류회사 아메리칸 루츠의 벤 왁스먼 설립자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제조돼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나 엣시(Etsy) 등에서 유통되는 엄청난 양의 제품들이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과 사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제작한 선거 캠페인용 티셔츠는 개당 15달러(약 2만원)에 판매되는 반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에서는 같은 중국산 제품을 3달러(약 4000원)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는 공식 매장 가격 40달러(약 5만5000원)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4달러(약 5000원) 미만으로 테무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또 테무에서 '카멀라 해리스 2024' 모자는 3달러(약 4000원)도 안 되는 값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해리스 캠프의 공식 매장 웹사이트에서는 47달러(약 6만5000원)를 줘야 살 수 있는 제품이다.
중국산 제품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중국업체들의 높은 가격 경쟁력과 후보 캠프 측에서 제품들에 지식재산권을 적용해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다만 미국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두 대선 후보가 대중 무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은 중국산 제품을 사용해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영대학원 교수인 크리스 탕도 "중국에서 만든 상품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일방적인 제조업 일자리 감소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미국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에 중점을 둔 제조 분야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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