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양당 후보의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현지에서 ‘대선 족집게’로 불리는 전문가들의 승자 예측도 엇갈렸다. 정치통계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석좌교수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전망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는 ‘내 직감으로는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는 실버의 기고문이 게재됐다. 실버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대선 승자를 좌우할 7개 경합 주 모두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면서도 “그래도 누가 유리한지 대답하라고 한다면 ‘트럼프’”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모두 여론조사에 비해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로 여론조사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낮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트럼프 지지층의 무응답으로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도계와 자메이카계 흑인 혼혈인 해리스 부통령이 ‘브래들리 효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래들리 효과는 비(非)백인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여론조사보다 낮은 현상을 말한다.
유명 통계학자인 실버는 자체 미국 대선 예측 모델인 '실버 불리틴'으로 대선 판세를 가늠한다. 실버 불리틴은 전국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후 신뢰도가 높은 여론조사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자체 대선 예측 모델이다. 실버는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한 바 있다.
그런데 같은 날 릭트먼 교수는 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상황을 볼 때 해리스 후보가 이길 것”이라며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인당 임금 성장률 또한 과거 정권의 평균을 웃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NYT, 뉴스위크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줄곧 “해리스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릭트먼 교수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자신이 만든 '백악관의 열쇠' 모델에 근거해 대선 승자를 예측한다. 이는 ▲집권당의 입지 ▲대선 경선 ▲후보의 현직 여부 ▲제3 후보 ▲단기 경제성과 ▲장기 경제성과 ▲정책 변화 ▲사회 불안 ▲스캔들 ▲외교·군사 실패 ▲외교·군사 성공 ▲현직자의 카리스마 ▲도전자의 카리스마 등 13가지 항목이다. 그는 1984년부터 2020년까지 치러진 10번의 대선에서 9번 승자를 맞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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