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의 브릭스(BRICS) 가입 절차 개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미국에 기반을 둔 베네수엘라 전문매체 'VPITV'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 회의 불참을 위해 사고를 위장했다"며 "회의 참석을 하지 않기 위한 알리바이로 삼기 위해 꾸민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사브 검찰총장은 "룰라 대통령이 웃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동영상으로 (연출된 사고라는 주장이) 확증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브라질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룰라 대통령의 머리 뒷부분 부상 소식을 알리면서 "외국 장거리 여행을 자제하라는 의학적 조언에 따라 러시아 방문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목욕탕에서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FP·로이터통신은 지난 25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5년 댐 붕괴 관련 광산업체 발리 및 BHP 보상 합의' 서명식에서 룰라 대통령 상처 부위에 수술로 꿰맨 흔적이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의 룰라에 대한 이런 비난은, 룰라가 베네수엘라의 브릭스 가입 절차를 거부한 것에 대한 '화풀이성' 주장으로 읽힌다.
브라질 정부는 7·28 대선 불법 개표 논란을 빚으며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브릭스 가입절차 개시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현지 매체 G1은 전했다.
이번에 직접 카잔으로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기도 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을 타진했다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귀국했다.
그는 국영 TV 방송에서 브라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누구도 베네수엘라를 막거나 침묵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남미 좌파 대부'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기 정부 출범 이후 그간 국제사회에서 외면받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역내 외교 무대에 적극적으로 초대하며 이념에 기반한 연대를 과시했지만, 최근 베네수엘라 대선 전후로는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walden@yna.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