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한 필리핀대사 "도주한 '韓사업가 살해범' 신병 확보에 총력"
    성도현 기자
    입력 2024.10.28 06:01

한국 부임 3주년 인터뷰…"사법 정의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

"가사관리사 무단이탈은 안타까워…'전략적 동반자관계' 발전 희망"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필리핀에서 한인 사업가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도주한 주범의 신병 확보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56) 주한 필리핀 대사는 부임 3주년을 맞아 지난 26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2016년 발생한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필리핀 외교부와 주한 필리핀대사관은 주범인 전직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 라파엘 둠라오가 1심에서 무죄였다가 2심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잠적한 사실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한국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유족 측의 우려를 이해하며 문제가 신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제화하고 관련 내용을 공동선언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 전반에 걸친 약속"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필리핀 정부는 최신 현지 상황을 한국 정부와 지속해서 대화하며 외부에 알리고 있다"며 "한국인 여행객 등에게 필요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한국인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국내에 들어온 필리핀인 100명 중 2명이 서울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최근 강제 추방된 사안에 관해서는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피드백, 논의가 중요하다"며 "가사관리사들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오리엔테이션과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한 만큼 양국 간 교류·협력이 좀 더 확대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특히 한국산 무기 구입과 현지 생산 등을 통한 군 현대화 사업, 해양 분야 협력, 지속 가능한 녹색 에너지 기술,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6만4천여명의 필리핀인에게 한국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지난 8월 선플재단이 한국과 필리핀에 각각 거주하는 상대 국민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국회에서 진행한 'K리스펙트'(외국인 존중) 캠페인에 참석해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국인과 이주민 간 사회통합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주민, 다문화가정 및 아동의 교육과 복지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플재단, 국회서 '외국인 존중'(K리스펙트)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선플재단과 국회 선플위원회가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필리핀 경제사절단을 초청해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외국인 존중'(K리스펙트) 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니나 망지오 필리핀상공회의소장, 이용선 국회 선플위원회 공동위원장,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 로버트 유팡코 한-필리핀 경제협의회장,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2024.8.26 raphael@yna.co.kr

2021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부임한 디존-데 베가 대사는 "한국 정부의 효율적인 대처로 위기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중 종료될 예정이다.

그는 30년 경력을 가진 엘리트 외교관으로, 미국·영국·멕시코·홍콩 등에서 근무했다. 필리핀 외교부에서 재정 담당 차관을 지내다가 주독일 필리핀대사를 거쳐 한국에 부임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와 '기생충'을 좋아하고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음악을 즐기며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은 빼놓지 않고 챙기는 열성적인 한류 팬이기도 하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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