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채널도 줄이고 수신료 4년간 동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라디오와 TV 채널을 대폭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16개주 총리들은 지난 25일 회의를 열어 공영 라디오 채널을 현재 70개에서 53개로 줄이고 뉴스·시사·교육 TV 채널도 4개에서 2개로 줄이기로 했다. 어린이·청소년 채널도 현재 4개에서 3개로 축소한다.
오스트리아·스위스 등 독일어권 3개국 합작채널 3sat(드라이자트)는 독일·프랑스 합작채널 Arte(아르테)에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스포츠 중계권료는 전체 지출의 5% 이하로 제한된다.
알렉산더 슈바이처 라인란트팔츠주 총리는 "방송을 더 현대적이고 간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만들고자 한다. 비용을 줄여도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공영방송은 9개 지역방송국 연합체인 ARD와 제2 공영 ZDF를 중심으로 수백 개의 자회사가 있고 주정부 총리들이 운영을 결정한다.
주총리들은 또 현재 가구당 월 18.36유로(2만7천500원)인 공영방송 수신료를 2028년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대부분 수신료인 독일 공영방송의 연간 수입은 100억유로(15조원)로 영국 BBC(62억5천만유로·9조4천만원), 프랑스 텔레비지옹(28억유로·4조2천억원)보다 훨씬 많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는 "경기침체 2년차에 살고 있기 때문에 모든 부문에서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영방송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간 인쇄매체 디차이트는 "공영방송 수신료는 독일 가정이 한 해 평균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지출하는 684유로(102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서로 다른 정치진영 사람들이 분리된 미디어 세계에서 토론하는 미국을 보면 공영방송을 적절히 지원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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