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살을 깎는 선전 행위를 하고 있다.""MS의 반경쟁적 관행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혁신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MS와 구글 간 네거티브 전략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주요 경쟁 당국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막대한 과징금, 강제 분리 조치 등으로 인해 시장 영향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경쟁자 '저격'을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MS "구글이 로비단체 조직해 MS 신뢰 깎아내리기 시도"
리마 알라이리 MS 부총고문은 28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구글이 조직한 '오픈 클라우드 연합(Open Cloud Coalition)'이 이번 주 출범한다"며 "이는 경쟁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MS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대중을 오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로비 단체를 아스트로터프(가짜 선전) 그룹이라고 지칭하며 구글이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라이리 부총고문은 구글이 이 로비 단체를 설립하기 위해 가입을 제안받은 회사로부터 제보받게 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 로비 단체는 글에서 "영국과 유럽연합(EU) 전역에서 공정하고 경쟁적이며 개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을 옹호하기 위해 구성됐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알라이리 부총고문은 구글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규제 환경을 바꾸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글 측은 부정하지 않았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를 비롯해 많은 사람은 MS의 반경쟁적 관행이 고객을 가두고 사이버 보안, 혁신 및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구글, 지난달 EU에 MS 반독점법 위반으로 신고앞서 구글은 지난달 MS의 클라우드가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며 MS를 EU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MS가 위약금 성격의 불공정한 라이선스 계약을 이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경쟁을 제한하며 유럽 기업 및 정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 구글 주장이었다.
MS는 당시 "우리는 구글이 소송을 제기하길 예상한 뒤에도 유럽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제기한 유사한 우려를 우호적으로 해결했다"며 "유럽 기업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구글은 EU를 설득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해 알라이리 부총고문은 "구글이 막대한 현금 및 크레디트를 유럽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에 제공했음에도 결국 지난 7월 MS와 합의에 나선 데 대한 반발감으로 오픈 클라우드 연합 설립을 도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대 들어 규제 환경이 달라진 탓?빅테크는 규제가 산업 발전 속도에 뒤처지면서 20년 넘게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검색 및 온라인 광고, 전자상거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라우드 컴퓨팅 등 각 분야에서 독과점 기업이 생겨났다.
그러나 2020년대 접어들어 공쟁한 경쟁을 우려한 미국, EU 등 주요 경쟁 당국이 이들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외적 상황이 급변했다. 반독점에 대한 천문학적 과징금, 기업 분할로 인한 시장 점유율 하락이 현실화하자 경쟁사 깎아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외신은 이번 알라이리 부총고문의 발언을 두고도 "비정상적이고 직설적"이라고 평가했다. 두 빅테크는 지난해 10월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서도 갈등을 분출했다. 당시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도구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구글 측은 빙(MS 검색 엔진)이 구글보다 열등한 제품이라서 뒤처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빅테크는 여러 반독점 조사에 대한 최종 결과를 앞두고 있다. 구글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 사업 일부를 매각하도록 재판부에 제안한 것의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다. MS는 업무 협업 소프트웨어 팀즈를 끼워판 관행을 두고 EU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확정되면 MS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