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란계 미국 언론인이 수개월째 이란에 구금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AP 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이란과 미국 이중 국적의 언론인이 이란 현지에 구금돼있다고 확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구금된 언론인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라디오 방송 파르다에서 일했던 레자 발리자데다.
그는 지난 2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가족들이 이란에 구금돼있다는 글을 올렸었다.
이란 당국이 자신이 이란에 돌아오도록 압박하기 위해 가족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발리자데가 일했던 라디오 파르다를 적대적 매체로 간주하고 있다.
발리자데는 이후 지난 8월 자신이 13년 만에 이란으로 돌아갔다는 글을 올렸었다.
그는 특히 이란 당국과 협상을 벌였지만, 안전보장을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발리자데는 지난 3월 이란에 입국했는데 곧장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풀려났지만, 재차 체포돼 처우가 가혹한 것으로 알려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 이중국적자가 이란에서 체포됐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정치적 목적으로 미국 시민과 다른 나라 국민을 부당하게 일상적으로 구금하고 있다"며 "이는 잔인하고 국제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중동 정세를 고려할 때 발리자데의 구금 사실이 우려를 자아낸다고 전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군사기지 공습에 대해 재보복을 천명하고 미국이 중동에 B-52 전략폭격기 등을 추가 배치하기로 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일은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이 발생한 지 45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 대사관 직원 등 52명은 444일간이나 억류돼있다가 풀려났고, 이란은 이후 종종 서방과 관련된 인물들을 억류해 협상 카드로 사용해왔다.
다만 이란은 발리자데 억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도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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