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도부 구속수감으로 타격받자 지역별·온라인 활동
투표참관 계획하면서 무장 준비 독려 조짐…수사기관들 긴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6 의회폭동'을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B·Proud Boys)가 지역별로 재결집중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PB의 지도부 인사들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구속수감됐으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회원들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PB 회원들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면서 그가 내세우는 '선거 사기' 주장을 전파하고 있다.
지부별로 회합을 갖기도 하고, 투표 참관이나 트럼프 유세 참석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PB는 현재 전국 지도부가 붕괴한 상태여서 지역별 지부 중심으로 조직 재건 활동을 벌이고 있다.
PB의 전(前) 전국의장 엔리케 타리오는 내란음모죄 등이 적용돼 작년 9월에 2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PB 등과 함께 '1·6 의회폭동'을 주도한 무장단체 '오스키퍼스'(Oath Keepers)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는 18년형을 받았다.
최근 PB 회원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텔레그램 메신저와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등 온라인이다.
WSJ에 따르면 텍사스주 소재 한 지역의 PB 지부는 최근 '민주당 측이 부정선거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를 대통령직에 앉히려고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게시물을 텔레그램으로 공유했다.
그러자 그 아래에 배경으로 PB 깃발을 단 사람이 댓글로 "그러면 그 때 총으로 쏴도 되는 거지?"라는 글을 달았다.
애리조나주 북(北)피닉스 PB 지부는 지난달 트루스 소셜에 총기 창고의 사진을 올리고 "프라우드보이스가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에 대비해 (무기를) 쟁여두고 있다. 대박일 것!!"이라고 썼다.
비영리기관인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는 올해 10월 들어 텔레그램에서 부정선거 주장과 관련된 폭력적 표현이 317% 증가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히면서, "부정선거로 내전이 불가피하다", "부정투표자는 모조리 쏴죽여라"는 등의 글을 예로 들었다.
이 기관의 공동창립자인 하이디 바이릭은 PB와 같은 단체들이 투표 참관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폭력사태를 준비중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WSJ가 확인한 텔레그램 토론 중에는 PB 회원들이 "소총을 곁에 두라"고 권고하는 내용도 있었다.
극우단체 회원들의 이런 활동이 온라인에서 감지됨에 따라 미국 내 수사기관들 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선거개입이나 테러를 시도하는 외국 공작원들, 미국 국내 출신 극단주의자들, 외톨이형 테러리스트들에도 대비해야 하는 와중에 추가로 신경쓰이는 일이 생긴 것이다.
텔레그램은 WSJ에 보낸 입장문에서 "폭력이나 재산 파괴를 통해 적법한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는 행위를 부추기는 콘텐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거 기간에 긴장이 높아지는 점을 알고 있다"며 "범죄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제거하는 데에 당국과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정부는 4년 전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년 1월 6일에 주별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공식 인증하는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릴 때는 경비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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