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대학생 사이에 야간 자전거 여행이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현지 교통 강국이 도로를 폐쇄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10일 홍콩 명보 등은 지난 8일 밤 중국 허난성의 대학생들이 정저우시와 카이펑시를 잇는 50㎞ 대로를 가득 메웠다고 전했다. 이 행렬은 2022년 중국 대학생들이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했던 백지 운동보다 규모가 컸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자전거 행렬에는 공산당에 항의하는 구호나 행동은 보이지 않았으며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들고 "조국은 통일돼야 하며 통일될 것이다"는 친정부적 메시지를 담은 팻말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당국은 인파가 몰리자 도로를 폐쇄하고 대학들은 재학생의 외출을 금지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정저우와 카이펑 교통 당국은 8일 오후부터 10일 정오까지 교통을 통제하고 공유 자전거 진입을 전면 금지했다. 메이퇀(美團), 하뤄(哈?), 칭제(靑桔) 등 3대 공유 자전거 플랫폼도 전날 사고 가능성을 경고하는 공지를 내는 한편, 자전거가 시내를 벗어날 경우 경고음을 발신하고 3분 뒤 자동 잠금장치를 가동하기도 했다.

허난성의 한 대학은 "현재 카이펑으로 향한 인원이 이미 20만명을 넘었다"며 외출 금지 조처에 대해 "불순한 인사와 해외의 적대 세력이 침입해 과거 홍콩과 같은 폭동을 시도할 수 있으니 학생들은 이해해 달라"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야간 카이펑 라이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 정저우 대학생 4명의 짧은 영상에서 유행이 시작됐다. 당시 이들은 카이펑의 국물이 든 만두인 관탕바오(灌湯包)를 먹기 위해 공유 자전거로 50여㎞를 여행하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다. 이후 정저우 대학가에서 이들을 따라 여행하는 게 유행이 됐다.

카이펑 관광 당국도 이 유행을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카이펑의 유명 관광지들이 대학생 무료입장을 제공하고, 인민일보·신화사 등에 관련 뉴스도 게재됐다. 이어 이 야간 자전거 여행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후베이 우한, 쓰촨성 청두, 베이징 천안문에서도 여행하는 모습이 SNS에 공유됐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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