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파병 대가에 대해 아직 확실히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파병 군인 수당으로 벌어들이는 외화 이외에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러시아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지원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2기를 앞두고 향후 있을 핵협상에 대비해 핵프로그램을 한단계 더 발전시켜 대미압박용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의 페이스더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파병의 대가로 무엇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군 파병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줄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솔직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확실히 북한을 위해 무엇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군사 및 기술 지원의 형태로 의미있는 무언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핵프로그램 지원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미 북한 핵프로그램은 5년이나 10년 전과는 다르게 봐야한다고 러시아가 입장을 밝혔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에 대한 우려는 양방향에서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자유세계 모든 국가가 주의를 기울여야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후 양국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러시아에 약 1만여명의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에 따른 대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외화 이외에 군사기술 등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파병 대가로 재래식 무기와 함께 미사일 유도시스템, 레이더, 핵잠수함 음향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며 "러시아가 민감한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할 수 있다는 예상 만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불안하게 할 수 있고, 이것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연구 및 학업을 목적으로 방문한 북한인이 크게 늘어난 점도 기술이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대러 파병과 별개로 연구인력 수천명이 갑자기 들어온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8일 러시아 연방통계청이 밝힌 올해 러시아로 입국한 외국인 통계자료에서 3분기(7~9월)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국적인 5263명 중 3765명이 연구와 학업 목적 입국자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러시아를 방문한 전체 북한인이 365명임을 감안하면 연구 목적 방문 인력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RFA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들 모두가 순수 연구인력인지 알 수 없지만, 노동자나 파병 병사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에서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연구 및 학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당 비자로 노동을 하면 지역 경찰 단속을 받는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이미 국제법을 무시한 파병을 강행한 러시아와 북한이 병사나 노동자를 다른 비자를 주며 파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 기타 무기를 지원한만큼 이에 대한 성능 테스트 등을 위해 인력이 파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의 핵, 우주분야에 대한 기술적 지원과 전쟁지역 재건사업 등에도 해당 인력이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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