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을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며 규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형제들이 현재 이스라엘의 침략에 따른 비참한 인도주의적 현실을 극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그 영토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란이 사우디의 역내 패권 경쟁자이지만 이스라엘과 거리를 둔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가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열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중동권의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1년을 넘긴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전했고 최근에는 이란 본토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공개 비난했다.
수니파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은 2016년 1월 국교를 단절했다가 작년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관계를 복원한 뒤 고위급이 상호 방문하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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