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마카오 카지노 왕' 뤼즈허(呂志和·84)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이 지난 7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홍콩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뤼 회장은 그룹 설립자로서 공헌했다"면서 "뤼 회장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던 뤼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뤼 회장은 1929년 중국 광둥성 장먼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일전쟁으로 뤼 회장 가족은 1937년 전란을 피해 홍콩으로 이주했다. 태평양 전쟁으로 일본이 홍콩을 점령하면서 집안이 몰락했다. 뤼 회장은 노점에서 음식을 팔아 가족을 부양했다.
뤼 회장이 처음으로 큰돈을 번 건 미군이 오키나와를 침공하면서 내버리고 간 잉여 건설장비를 사서 홍콩 재건사업에 뛰어들면서다. 그는 1955년 건설회사 자화 그룹을 설립했다. 건설 붐을 타고 그는 큰돈을 벌었다. 당시 뤼 회장의 나이는 스물 여섯살이었다. 그는 채석장을 운영하면서 건설자재를 공급해 번 돈으로 부동산 투자 개발, 호텔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2002년 마카오에서 스탠리 호의 40년 카지노 독점 체제가 무너지자 그는 사업 확장의 기회를 얻었다. 뤼 회장은 신규 카지노 사업권을 획득한 후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창업했다. 카지노 업계의 후발 주자 갤럭시가 현재 업계 2위로 자리 잡은 것은 '마카오 갤럭시' 덕이다. 갤럭시는 2011년 카지노와 공연, 리조트가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리조트 '갤럭시 마카오'를 열었다. 마카오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도박이 합법화된 도시다. 갤럭시는 마카오의 35개 카지노 중 6개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뤼 회장은 2014년 1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296억 달러를 기록하며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을 1억 달러 차이로 제치고 아시아 최고 갑부에 오르기도 했다. 뤼 회장은 카지노로 부를 축적했지만, 도박을 즐기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선사업에도 힘을 보탰다. 스탠퍼드 대학교 메디컬 센터에 자금을 기부했다. 또한 의학 연구생들이 해외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홍콩 중문대학교에 156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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