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1·2위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와 징둥이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11월11일)에서 가전과 전자기기, 의류 등 품목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내수가 늘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두 곳 모두 2년 연속 구체적인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으며 경기 침체에 여전히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은 올해 가전제품, 소비자 전자기기, 뷰티, 의류 등 4개 부문에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티몰은 하이얼, 미디어 그룹, 다이슨 등 총 139개 가전 및 가구 브랜드가 각각 1억위안의 총거래액(GMV)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0일 자정 기준 해당 카테고리의 9600개 이상 브랜드 매출이 두 배로 늘었으며, 정부 보조금과 플랫폼 내 할인이 이 같은 수요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전자기기에서는 애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30여개 브랜드가 각각 1억위안(약 194억원) 이상의 총거래액을 기록했다.
79개 뷰티 브랜드 66개 의류 브랜드도 각각 총거래액 1억위안을 넘겼다. 유니클로와 빅토리아 시크릿 등은 10억위안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가 소유한 매체인 SCMP는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에 이어 나온 이러한 고무적인 실적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에서 소비자 지출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징둥은 회사 블로그를 통해 광군제 쇼핑객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징둥 라이브 스트리밍 주문은 전년 대비 3.8배 급증했으며, 1만7000개 이상 브랜드에서 거래량이 5배 이상 증가했고, 3만여개 중소 판매자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200% 늘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519개 가전제품 카테고리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으며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이 인기였다. 노트북과 학습기 등 인공지능(AI) 기반 전자제품 판매도 늘었다. 의류 부문에서는 다운 재킷, 아웃도어 재킷, 캐시미어 스웨터, 아동용 방한 부츠 등 거래량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모자와 스카프 등 겨울 액세서리 브랜드 300여개도 거래량이 두 배 뛰었다.
외신들은 지난 7월에 소비 진작을 위해 발표한 1500억위안(약 29조원) 규모 소비재 교체 보조금 효과로 고가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징둥 모두 구체적인 판매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과거엔 유명인이 출연하는 화려한 이벤트를 열고 실적을 공개했지만 2022년부터 광군제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내수 부진과 청년 실업, 부동산 침체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광군제 실적이 전만 못하자 매출을 밝히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데이터 분석업체 신툰은 지난해 광군제 기간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전체 상품 판매액이 전년 대비 2% 성장해 1조1400억위안(약 221조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두 자릿수 성장률과 대조적이다. 올해 추정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숀 레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설립자는 "소비자들이 지출에 관심이 없고 고가 품목을 줄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지출을 줄여 광군제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하면서 소비자들이 더는 쇼핑에 열광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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