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흙수저? 금수저? 사다리 타봐"…중학생들에 계급표 나눠준 中 교생
    입력 2024.11.13 08:39

[ 아시아경제 ] 중국 상하이의 한 중학교 교육 실습생(교생)이 학생들에게 가족의 경제적 지위를 평가하는 설문지를 나눠준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고 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 룽밍 중학교에서 한 교생이 학생들에게 예민한 주제의 질문을 던져 시민들과 교육 당국의 입방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해당 교생이 나눠준 설문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됐는데, 사다리 모양의 그림과 함께 1~10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돼 있다. 이어 "이 사다리가 중국의 다양한 가족을 상징한다고 상상해 봐라. 사다리가 높을수록 계급과 지위도 높아진다. 예를 들어 '1'은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급으로 지위와 소득도 낮다. '10'은 사회의 높은 계급에 해당하며 소득이 가장 높은 지위와 소득을 가진 좋은 부모에 해당한다. 귀하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본인이 어느 사다리 계급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족의 경제적 지위를 사다리로 설명하라고 한 설문지의 모습. 바이두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가족의 소득을 토대로 계급을 따져 보라는 이 문항은 SNS에서 곧장 뜨거운 감자가 됐다. 누리꾼들은 "학교가 이걸 조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사생활 침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논란이 되자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민항구 교육국은 "교생이 학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설문지를 배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교육 당국은 해당 학교에 설문지를 나눠준 교생을 해고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해명하고 사과하게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한 교사는 SNS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일부 교생들, 특히 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를 위해 실습 당시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기도 하지만, 많은 학교가 논란을 피하고자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중국 중부 산시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부모의 직업을 적어 오도록 하면서 직무에 문제가 있는 분류를 적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11개 직무 범주에는 사업주, 공무원 같은 일반적인 분류뿐만 아니라 이주 노동자,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이 포함됐다. 해당 학교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교사를 징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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