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매물 노리는 일부 투자자 관심…50%까지 하락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최근 홍콩의 고급 아파트가 마지막 거래가격인 1억100만홍콩달러(약 180억원)보다 무려 35% 폭락한 가격에 거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중국의 한 사업가가 6천500만홍콩달러(약 117억원)에 홍콩의 부촌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했던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거래된 154평대의 이 아파트는 지난해 약 1억1천만홍콩달러(약 199억)에 매물이 나왔는데, 이는 2016년 마지막 거래가격인 1억100만홍콩달러보다 약간 높은 금액이었다.
지난 6일 이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은 중국 쓰촨성에서 200억위안(약 3조원) 규모의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안즈푸(安治富) 대표로 알려졌다.
홍콩 현지 부동산 중개 사업자는 "홍콩의 고급 주택을 보유한 중국 본토 출신들이 지난 2년간 다양한 이유로 매도를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동시에 최근 고가의 홍콩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본토 출신이다"라고 SCMP에 전했다.
최근 홍콩 정부는 주거용 및 비주거용 부동산 모두에 대한 대출한도를 늘리고, 홍콩의 금융기관 6곳은 올해 두 번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홍콩의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일련의 조치에 일부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글로벌 부동산 종합회사인 나이트 프랭크의 루시아 렁 이사는 "최근 부실 매물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고급 주택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실 부동산은 최대 50%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지난 10월 7천800만 홍콩달러가 넘는 고급 주택 거래 건수는 20건을 기록해 지난 9월의 12건보다 8건이 증가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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