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기후변화 대응을 준비하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올해 주최국 의장인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석유, 가스를 "신의 선물"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영국 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알리예프 대통령이 국제연합(UN)을 비판하며 이런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의 탄소 배출량 문제에 대해 "서구의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며 "화석 연료 매장량을 이유로 다른 나라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은 COP29 주최국이다. COP는 UN이 매년 개최하는 기후 변화 대응책 논의 및 협약의 자리로, 회원국들이 모여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과 새 기준을 마련하는 장이기도 하다. 과거 리우 회의 체제, 교토 의정서 체제, 파리 협정 체제 등도 COP에서 합의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COP 의장국인 아제르바이잔은 화석연료 산업을 추진하는 국가다. 이미 아제르바이잔은 향후 10년 간 가스 생산량을 최대 3분의 1 이상 확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COP29 2일 차에 연설을 하면서 "(COP29를 앞두고) 모략과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구의 가짜 뉴스 매체, 자선 단체, 정치인들이 우리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려 서로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의 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점유율의 0.1%에 불과하다며 "석유, 가스, 바람, 태양, 금, 은, 구리 같은 자원은 모두 천연자원"이라며 "국가가 가진 자원을 시장에 내놨다는 이유로 비난 받을 이유가 없다. 시장에는 자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다른 정상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화석 연료 사용을 두 배로 늘리는 건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청정에너지 혁명이 도래했고, 어떤 정부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키어 스타머 경 영국 총리는 오는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81% 감축을 목표로 삼겠다며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경제를 향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중간이 아니라 앞서 나가고 싶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 기업인 '소카(Socar)'에서 26년간 근무한 임원 출신이다. 이 때문에 여러 환경 산업 전문가들은 그가 COP29의 의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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