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 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벤탄쿠르에게 중징계 조처가 예상된다며 7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벤탄쿠르가 7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토트넘은 경기 일정이 빽빽한 연말의 박싱 데이 직전까지 벤탄쿠르 없이 버텨야 한다.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경기에서 5승 1무 5패를 거둔 토트넘은 11위까지 떨어져 반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구체적인 기간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토트넘 구단 역시 벤탄쿠르에게 '장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걸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선수 개인의 인종차별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위원회는 6∼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에 명시하고 있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이 논란되자 벤탄쿠르는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일어난 모든 일에 미안하다. 그건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널 사랑한다. 절대 널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 않나. 사랑한다"고 전했다. 다만 벤탄쿠르의 사과문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손흥민을 'SONNY(손흥민의 애칭)'가 아니라 'SONY'로 표기했고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진정성을 지적받았다.
이 사건을 두고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 또한 문제를 제기했다.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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