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경제가 크게 둔화하면서 개인용 명품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쪼그라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베인앤드컴퍼니는 이 같은 내용의 연례 명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쇼핑객들이 명품 소비를 줄이며 기업 수익이 감소해 올해 명품 시장 성장률이 약 2% 위축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5년 만에 처음으로 명품 수요가 둔화했다고 CNBC는 밝혔다.
올해 전체 명품 지출은 약 1조5000억유로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올해 실적 보고서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우려가 공통으로 반복됐다. 특히 중국 수요 약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명품 업계 1위 기업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해 버버리, 구찌 모기업 케어링 등 주요 기업은 모두 매출 부진을 기록했다. 명품 업계 부진에서 예외로 여겨지던 카르티에 모기업 리치먼드 그룹도 상반기 매출이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수요 약화의 영향이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 본토는 내수가 감소하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시장 약세가 2025년 명품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유럽과 미국 명품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는 신호를 보였다. 또 환율 호조로 일본이 수요를 이끌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내년에 큰 경제적 역풍이 있지 않다면 명품 부문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명품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품목 대신 고급 자동차와 호텔, 와인, 레스토랑 등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또 안경이나 화장품 등 품목도 판매가 늘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큰 구매보다는 '작은 사치'를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베인앤드컴퍼니는 명품 브랜드들이 Z세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클라우디아 다르피지오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지난 2년간 5000만명의 명품 소비자가 시장을 떠났다. 이는 브랜드가 가치 제안을 조정할 때가 됐다는 신호"라며 특히 젊은 고객층을 되찾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대화 주제를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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