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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잠결에 아무에게나 성관계 요구"…50대 여성이 앓고 있다는 병
    입력 2024.11.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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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50대 여성이 희귀 수면 장애인 '섹솜니아' 진단을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더 선

[ 아시아경제 ] 영국의 한 50대 여성이 희귀 수면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로렌 스펜서(50)라는 여성은 수면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섹솜니아' 진단을 받았다. 섹솜니아는 수면 장애의 일종으로 성관계를 뜻하는 '섹스'(Sex)와 잠을 의미하는 영어 어근 '솜니'(Somni)를 합해 만든 단어다. 환자들은 잠이 든 상태에서 성적 행위를 시도하지만, 깨어난 후에는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미국 미네소타대 의과대학의 카를로스 솅크 교수는 "섹솜니아는 인지기능은 깊게 잠들어 있으나 몸은 활성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인지기능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신체가 온갖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사실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섹솜니아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수면장애 또는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등과 같은 외부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제니퍼 문트 교수는 "이러한 현상들은 '델타 수면'으로 불리는 가장 느리고 깊은 수면 단계에서 자주 발생한다"며 "이는 중추신경계에서 경보나 방아쇠가 울리면 지하실에서 지붕으로 단숨에 이동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은 섹솜니아 상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서도 "교육을 통해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불안과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인과 주변 사람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에도 CNN을 통해 섹솜니아를 앓는 이들의 사연이 보도된 바 있다. 20대 중반의 여성 A씨는 수면 중 자신의 옷을 찢어 자위행위를 하지만, 남편이 깨워 일어난 후에는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 31세 남성 B씨는 잠을 자는 동안 자위행위를 하다 때때로 사타구니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B씨의 이 같은 증상은 무려 12년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9월 스웨덴에서는 한 남성이 강간죄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으나, 항소심을 통해 섹솜니아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며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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