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2021년 3월 미국 월가에서 발생한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이 징역 21년을 구형받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씨가 시세조작으로 36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회사를 몰락시키고, 대출기관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황씨와 아케고스는 2020년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500억달러(약 70조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이는 황씨와 아케고스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이후 황씨의 차입금은 1600억달러(약 223조원)까지 늘어났으나, 투자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서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을 맞아 결국 회사가 파산했다. 그로 인한 투자은행 손실액은 1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됐다. 아케고스와 거래를 맺은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손실 여파로 인해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기도 했다.

검찰은 황씨가 아케고스의 포트폴리오를 이용해 은행 측을 속이고 거액을 차입하여 이를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황씨 측은 거짓말로 은행에 손실을 입혔다는 증거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황씨는 지난 7월 사기와 공갈 등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선고공판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