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내내 오름세를 보여온 금값이 '트럼프 트레이드'로 반락한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내년 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다안 스트루이븐 분석가는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내년 연말 금 목표가를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했다.
스트루이븐 분석가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금값이 주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재임기에도 금값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금은 지난달 30일 온스당 2800선으로 정점을 찍었다. 연초 대비 35% 급등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금값은 지난 15일까지 최고점 대비 8% 넘게 폭락했다. 미국 우선주의 위주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가 급상승하고 관세 및 관세 정책 이행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켜 Fed의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골드만삭스 측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제 들어선다면 오히려 금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조치로 무역 긴장이 전례 없이 고조되면 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미 재정적자 폭증 우려가 금 가격에 상승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도 밝혔다. 달러 대신 금을 더 많이 비축하고 있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트럼프 당선인 때문에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이미 694t에 달한다.
다만 금값 전망을 두고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해소, 정부효율성부(DOGE) 출범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서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내년 하락 전망이 우세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70~80달러 사이로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현 브렌트유 가격이 71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대 12%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내년 유가는 '석유 카르텔'로 불리는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 조치 해제와 중국 소비 감소 전망으로 최대 40달러로 폭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가정보서비스 업체 OPIS, 에너지물류업체 케이플러 등으로부터 제시된 바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산유국 이란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란의 석유 수출 제재를 강화하며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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