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취임 전 동맹국과 방위협력 강화 속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함께 맞선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국에 대해 방위비 분담 등 고강도 압박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동맹국과 군사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군 본부에서 양국 지소미아에 서명했다.
이 협정을 통해 양국은 기밀 방위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군사 기밀인 기술을 상대국에 판매하는 절차도 간소화됐다.
특히 이제 필리핀군이 미국의 위성·무인기(드론) 감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익명의 필리핀 관리 2명이 AP에 전했다.
아세니오 안돌롱 필리핀 국방부 차관보는 이 협정으로 "필리핀이 미국의 더 높은 역량과 고가 품목에 접근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나라들과 유사한 협정을 추진할 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양국 장관은 또 필리핀군 본부에 양국 군 통합 지휘·조정 센터를 설치하는 공사 기공식을 가졌다.
오스틴 장관은 이 센터에 대해 "우리 군대가 지역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군과) 나란히 일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면서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양국 군대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스틴 장관은 19일 남중국해와 인접한 필리핀 팔라완섬을 방문해 남중국해 방어를 담당한 필리핀군 부대와 회의할 예정이라고 필리핀 국방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어떤 종류의 군사 협정이나 안보 협력도 "제3자의 이익에 반하거나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지역 평화를 훼손하거나 지역의 긴장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린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자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올바른 선택은 선린 관계와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1월에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전 세계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바이든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그간 강화한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려고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오스틴 장관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과 호주 북부 다윈에서 제14차 3개국 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3개국 방위협의체 신설 방침에 합의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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