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발트해 해저 케이블 2곳 절단…러시아 배후 의혹
    김계환 기자
    입력 2024.11.19 09:34

독·핀란드 "심각한 우려"…'하이브리드 전쟁' 가능성

해저케이블 부설작업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발트해 해저케이블 2곳이 절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란드 국영 사이버보안·통신회사인 시니아는 헬싱키와 독일 로스토크 항을 연결하는 1천200㎞ 길이의 발트해 해저케이블이 절단되면서 이날 작동을 멈췄다고 발표했다.

시니아는 스웨덴 욀란드섬 남쪽 끝 근처에서 핀란드와 중부 유럽을 잇는 유일한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다면서 수리하는데 5일에서 15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의 통신기업 텔리아 리에투바도 리투아니아와 스웨덴 고틀란드섬을 연결하는 218㎞의 해저케이블이 절단돼 17일부터 인터넷 연결이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케이블 절단을 확인했다면서 절단 원인은 광케이블 자체의 물리적 손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절단된 케이블 운영사인 스웨덴 아렐리온은 이 사건에 대해 스웨덴군 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기상 조건에 따라 수리 기간이 몇 주 정도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와 독일 정부는 해저케이블 절단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이번 일이 의도적 행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정 국가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전부터 러시아 측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려고 해킹과 기반 시설 방화 등 각종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동원한 '하이브리드' 전술을 쓴다고 주장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올해 초 풍력발전소와 같은 수중 인프라의 취약점을 노리는 러시아의 시도로 유럽과 북미에서 10억명 가까운 인구가 안보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북해 해역에서 러시아 첩보선이 풍력 발전소와 해저의 케이블과 가스관 등을 염탐하며 파괴 공작을 준비하다가 네덜란드 당국에 적발된 사실도 알려졌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해저 케이블과 파이프라인 등을 이용해 유럽 경제에 타격을 가하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개발했다는 나토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은 이달 초 러시아와 관련한 안보 우려로 발트해 연안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폴 욘손 스웨덴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발트해 풍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국가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가 14개의 풍력발전소 계획 가운데 1개만을 승인하고 나머지는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북유럽에 위치한 발트해는 상업활동이 활발한 항로로, 러시아를 포함한 9개국이 연결돼 있다.

발트해에서는 지난해에도 해저 가스 파이프라인과 여러 개의 통신케이블이 심각하게 파손된 바 있다.

지난해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사이에서 발생한 해저케이블 파손 사고에 대해서는 중국 컨테이너선이 닻을 내린 채 운항하다가 일어났지만 고의성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2022년에는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의 노르트스트림 가스 파이프라인이 폭발로 인해 파괴됐다.

kp@yna.co.kr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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