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3개월 사이 17.6㎏ 증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IAEA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IAEA는 최근 회원국과 공유한 비공개 보고서에서 지난주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IAEA가 "이란이 준비 조치를 이행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 고위 외교관은 이란의 제안은 농도 60% 우라늄 비축량을 약 185㎏, 즉 이틀 전에 보유한 비축량 수준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라며 이는 이번 주 IAEA 이사회에서 이란 결의안을 폐기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26일 기준 이란의 농도 60% 우라늄 비축량은 182.3㎏이다. 이는 지난 8월 보고서에 나온 비축량인 164.7㎏보다 17.6㎏ 증가한 규모다.
농도를 60%까지 올린 우라늄은 추가 공정을 거쳐 농도를 90%까지 끌어올리면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은 핵폭탄 4개를 만들 정도라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당시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한편 비축량도 늘려왔다. 미신고 시설에서 비밀 핵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됐지만 미신고 핵 시설 운영 의혹 등에 대한 IAEA의 현지 조사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자주 발생하면서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다.
IAEA는 이번 보고서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에게 IAEA와의 대치를 끝내고 IAEA 감독을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에 취임하기 전 마지막 보고서다. 집권 1기 때 이란을 불신하고 극히 적대적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2기에서도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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