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적응을 돕던 20대 러시아 여성이 북한군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dsnews.ua 등 외신은 지난 1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 5명이 러시아 현지 대학생을 집단 강간한 혐의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러시아민족우호대학(RUDN)에 다니는 28세 대학생으로 러시아 주둔 북한군의 현지 적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이 같은 일을 당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러시아 국방부와 RUDN 언어학부가 북한군의 언어와 문화, 일상적 생활 적응을 위해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전투 지역에서 15km 떨어진 쿠르스크 지역의 크롬스키 비키(Kromskie Byki) 마을에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12일 밤 4~5명의 북한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질식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깨어났다고 밝힌 A씨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성폭행범들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손을 묶은 뒤 옷을 벗긴 뒤 구타하고 성폭행하기 시작했다"며 "괴롭힘과 모욕적인 언사가 동반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4~5명의 군인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군인들의 외모가 비슷해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참을 수가 없었다. 정말 끔찍했다"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A씨의 인터뷰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램 채널(Утро Февраля)에 공개됐다.
두 시간 동안 성폭행 당한 A씨는 군인들이 술을 찾는 틈을 타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피해자가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피해 사실이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적인 관계를 망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군 1만1000여명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에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는 러시아의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실제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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