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 폐쇄에 직원 대피령…한국 대사관도 신변안전 '유의' 당부
키이우에 공습경보 발령됐다가 해제…우크라 "러 정보·심리 작전"
(키이우·로마=연합뉴스) 안희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가 핵교리를 개정,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위협한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대공습 정보가 돌면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에 키이우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은 임시 폐쇄 조치와 함께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키이우에 있는 미 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20일 대규모 공습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안전을 고려해 대사관은 폐쇄되며, 대사관 직원들은 대피소에 대기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키이우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공습경보가 발효되면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도 자국 대사관에 같은 조처를 내렸다. 프랑스는 대사관은 폐쇄하지 않았지만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키이우에 있는 독일 대사관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상황이 변할 경우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현지 직원들과 지속해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에 있는 한국 대사관도 한국 시민들에게 신변안전 유의를 당부했다.
대사관은 이날 "현재 불가피한 사유로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국민들은 공습경보 발령 시 즉시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다만 공관 폐쇄 등의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각국의 대사관 임시 폐쇄는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러시아 접경지 브랸스크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6발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이기도 하다.
이날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영토 곳곳엔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밤새 드론 56기를 격추했지만 58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추적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키이우에 잠시 공습경보가 발령됐다가 해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대규모 공습 정보가 러시아가 퍼뜨린 가짜 정보라고 일축했다.
정보국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특히 대규모' 미사일과 폭탄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위협 메시지가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퍼지고 있다"며 "이 메시지는 가짜이며 러시아 정보·심리 작전의 전형적인 문법적 오류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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