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브라질, '트럼프시대 대비' 밀착 행보…시진핑 "황금파트너"
    이재림 기자
    입력 2024.11.21 02:45

정상회담서 '일대일로 시너지 의정서' 등 37개 분야 협약 체결

'중국판 스타링크' 교두보도 마련…룰라 "中과 함께 국제평화 앞장"

중국-브라질 정상회담
[브라질리아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자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2024.11.21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국과 브라질 정상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회담을 열고 무역·투자, 과학기술 혁신, 항공우주, 인프라, 에너지, 농업, 평화 증진 등 분야에서 양자 협력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18~19일)된 주요 20개국(G2O) 정상회의 이후 국빈 자격으로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방문, 이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아우보라다 궁(대통령 관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회담 후 브라질 정부 공식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서로의 성공을 위해 황금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위상 강화를 통해 "중국과 브라질 관계 발전에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와 브라질 개발 프로그램 간 시너지 효과 모색을 위한 의정서를 비롯해 총 37개 분야 협정을 체결했다고 브라질 정부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브라질은 일대일로 정식 가입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은 특히 국제 사회에서 '중국판 스타링크'로 부르기도 하는 자체 위성통신 시스템을 브라질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공동 기자회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브라질리아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의 위성 기업 '스페이스세일'(SpaceSail)은 브라질 통신기업 텔레브라스(Telebras) 등과의 협약을 기반으로 마라냥주 알칸타라(아우칸타라) 발사센터에서 위성을 실은 로켓을 쏘아 올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2억1천만명 인구의 브라질에서 오는 2026년 관련 상용 서비스의 시작을 목표로 한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수교 50주년을 맞아 중국과의 관계는 더 깊어지고 있다"며 "갈등으로 찢어진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평화를 우선시하는 한편 1천500억 달러 이상 교역을 통해 경제 협력 관계를 더 단단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특히 브라질에 대해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중국이 지정학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긍정적이고 광범위한 양자 관계를 공식화하기 위해 주로 쓰는 표현인데, 앞서 베트남과 세르비아 등지에서 같은 슬로건을 쓴 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언급은 다분히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앞서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리우 G20 정상회의 기간, 안보·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예상되는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한 바 있다.

러시아 등과 함께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회원국이기도 한 중국과 브라질은 내년 7월 브라질에서 개최 예정인 브릭스 정상회의 등을 통해 정상 간 만남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G1은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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