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월가에 대규모 손실을 안긴 혐의를 받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립자인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에게 미 법원이 징역 18년 형을 선고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의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이날 열린 황씨의 사기 혐의 사건 형사재판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황씨는 지난 7월 사기와 공갈 등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징역 21년 형을 구형했다.
황씨는 이날 "아케고스 직원들과 은행들, 고통을 겪은 은행 직원들에게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앤드루 토마스 검사는 "이 사건은 진정 국가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드문 사건"이라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앞서 뉴욕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황씨가 360억달러(약 50조4000억원) 규모의 회사를 몰락시키고 대출기관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시세조작을 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황씨와 아케고스는 지난 2020년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 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70조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황씨의 차입금은 1600억달러(약 224조원)까지 폭증했다. 그러나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자 마진콜 사태가 발생했고 결국 회사가 파산했다. 이로 인해 모건스탠리, UBS, 노무라 등 투자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달러에 달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50억달러 규모 손실을 본 여파로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기도 했다.
황씨는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이끈 헤지펀드 억만장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제자로, 2001년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출범하고 월가의 최대 아시아 전문 헤지펀드 중 하나로 키웠다. 그러나 2012년 홍콩 투자와 관련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4400만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2013년 그는 개인 투자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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