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 우크라이나의 대(對) 러시아 본토 미사일 공격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공개될 엔비디아 실적을 대기하며 시장을 관망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9.53포인트(0.32%) 상승한 4만3408.4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3포인트(0.1% 미만) 오른 5917.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33포인트(0.11%) 내린 1만8966.14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의 모든 관심은 이날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쏠렸다. 엔비디아 실적은 연말 남은 기간 증시의 주요 방향을 좌우할 촉매제로 여겨지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다음 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보다 이날 나오는 엔비디아 실적이 연말 증시에서 더 중요하다고 봤다. 월가는 특히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 수요 전망을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실적과 전망을 내놓는다면 '트럼프 랠리'가 소강 상태인 증시에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초조함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치적 긴장 고조가 투자자들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주식은 여전히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고 경제 역시 침체의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넥 전략가는 "대부분의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날 엔비디아의 실적 보고서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AI에 대한 지출이 어떻게 되돌아오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부정적인 뉴스나 실망스러운 지출 추세가 확인될 경우 연말 주가 급등을 지연시키거나 심지어 역전시킬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주 금리 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한 이후 다음 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52%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82.5%에서 하락했다. 다음 달 금리 동결 가능성은 일주일 전 17.5%에서 이날 48%로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소매업체 타깃이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와 연간 실적 전망 하향으로 22% 급락했다. 다른 소매업체인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은 각각 2.61%, 4.22% 하락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는 MSNBC와 CNBC를 분사하는 계획을 발표한 뒤 1.58% 올랐다. 두 회사의 분사는 1년가량 걸릴 전망이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엔비디아는 0.76% 하락했다. 유럽에서 4000명의 인력을 추가 감원한다고 밝힌 포드는 2.9% 내렸다.
전날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미사일 발사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하락했던 국채 금리는 이날 들어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3bp(1bp=0.01%포인트) 오른 4.41%,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4bp 상승한 4.31%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2달러(0.75%) 내린 배럴당 68.87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달러(0.68%) 상승한 배럴당 72.81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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