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 뉴욕 경매서 86억원에 낙찰
    김연숙 기자
    입력 2024.11.21 12:01

이탈리아 작가 카텔란의 '코미디언' 새 주인은 中출신 가상화폐 기업가

NYT "경매된 작품속 바나나는 맨해튼 과일가게서 500원에 산 것"

소더비 경매 전 전시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살펴보는 관람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설치미술의 '문제작'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620만 달러(약 86억7천만원)다.

'코미디언'은 이날 저녁 뉴욕 경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620만 달러에 팔렸고, 구매자는 중국 태생의 가상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으로 확인됐다.

작품은 굵은 강력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벽에 붙여놓은 바나나 한 개가 전부다.

낙찰자는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롤 각각 한 개와 바나나가 썩을 때마다 이를 교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치 안내서, 진품 인증서를 받게 된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2019년 미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렀다.

당시 아트페어에서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 수백명이 보는 가운데 바나나를 벽에서 떼내 먹어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최 측은 관람객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결국 작품을 철거해야 했다.

작품은 총 세 개의 에디션으로 구성됐으며 당시엔 각각 12만∼15만 달러(약 1억6천만∼2억1천만원)에 팔렸다. 한 점은 이후 구겐하임에 기증됐고, 다른 두 점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의 이전 소장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매 전 추정가격은 100만∼150만 달러(약 14억∼약 21억원)로 제시됐지만, 약 6분간 이어진 치열한 입찰 끝에 최저 예상가의 6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코미디언'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80만 달러에서 시작한 입찰가는 20초도 지나지 않아 최고 추정가인 150만 달러를 넘어섰고, 온라인 입찰자와 전화 입찰자 간의 경쟁 끝에 최종 낙찰됐다고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경매장에 작품이 등장하자 빽빽이 들어찬 참석자들이 일시에 일어나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홍콩에서 입찰에 참여한 저스틴 선은 성명에서 "(카텔란의 작품은) 예술, 밈, 가상화폐 커뮤니티의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적 현상을 나타낸다"며 "앞으로 며칠간, 이 독특한 예술적 경험의 일부로 바나나를 직접 먹어서 예술사와 대중문화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위치를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수년간 미술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바나나가 팔렸다"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일이 됐지만, 며칠 안에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 속 바나나는 경매 전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근처 과일 가판대에서 35센트(약 500원)에 산 브랜드 돌(Dole)의 제품 NYT는 전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가판 상인은 자신이 판매한 바나나가 원래 가격의 수천 배에 팔렸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nomad@yna.co.kr

    #예술
    #낙찰
    #경매
    #테이
    #텔라
    #프로
    #뉴욕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500
국제 주요뉴스
  • 1
  • 파죽지세 비트코인 9만7000달러 돌파…국내는 1억3700만원
  • 파죽지세 비트코인 9만7000달러 돌파…국내는 1억3700만원
  • 2
  • 우크라이나 中대사관, 자국민들에 "필요시 대피 준비"
  • 우크라이나 中대사관, 자국민들에 "필요시 대피 준비"
  • 3
  • 한·남아공 원전 포럼…공급망 분야 협력 모색
  • 한·남아공 원전 포럼…공급망 분야 협력 모색
  • 4
  • 바이든 행정부, 이번엔 6조5천억원 우크라 부채 탕감 추진
  • 바이든 행정부, 이번엔 6조5천억원 우크라 부채 탕감 추진
  • 5
  • 재벌과 결혼해 은퇴한 여배우…돌연 '이혼 사유' 밝혔다
  • 재벌과 결혼해 은퇴한 여배우…돌연 '이혼 사유' 밝혔다
  • 6
  • [유럽개장]혼조세 출발…英獨↑·佛↓
  • [유럽개장]혼조세 출발…英獨↑·佛↓
  • 7
  • 푸틴, 北에 준 선물 뭔가 봤더니…"암사자·불곰 등 동물 70마리"
  • 푸틴, 北에 준 선물 뭔가 봤더니…"암사자·불곰 등 동물 70마리"
  • 8
  • 반대 79표…美상원서 이스라엘 무기판매차단 결의안 '압도적 부결'
  • 반대 79표…美상원서 이스라엘 무기판매차단 결의안 '압도적 부결'
  • 9
  • 매파들 포진했지만…"트럼프, 대중무역 '온건접근' 징후도 보여"
  • 매파들 포진했지만…"트럼프, 대중무역 '온건접근' 징후도 보여"
  • 10
  • 日상장기업 4∼9월 순이익 245조원·15%↑…"4년 연속 최고"
  • 日상장기업 4∼9월 순이익 245조원·15%↑…"4년 연속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