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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검은 타일 주우러 가자"…스페이스X 로켓 쏘는 날 바닷가 '북적'
    입력 2024.11.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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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 개발 스타트업 '스페이스X'는 텍사스 해안 근처에 초대형 기지를 두고 있다. 이곳에선 팰컨 9, 스타십 등 대형 로켓이 하늘을 날아갈 때마다 수수께끼의 물질이 파도에 떠밀려 해안가에 나타나곤 한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물론, 스페이스X의 팬들도 이 물질을 수집하기 위해 바다로 몰려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한 미국 누리꾼은 텍사스 '스타 베이스' 인근 해안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타일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가 엑스(X)에 올린 타일 조각 사진을 보면, 겉은 까맣게 코팅됐지만, 내부는 하얀 금속으로 이뤄진 육각형 타일임을 알 수 있다. 타일은 파도를 타고 떠밀려와 해안가 모래사장에 박혀 있었다고 한다. 이 누리꾼 외에도 여러 인근 주민들이 비슷한 타일을 발견했다.

스타 베이스 앞 바다에서 떠밀려 온 수수께끼의 검은 판. 엑스(X) 캡처

스타 베이스는 스페이스X의 '우주 선착장'이다. 이곳에 로켓 발사대를 비롯한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며, 팰컨 9이나 스타십 같은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들이 우주로 날아간다.

그렇다면 로켓이 하늘을 가로지를 때마다 바다로 떨어지는 검은 물질은 무엇일까. 그 정체는 '방열판(Thermal tile)'이었다. 스페이스X의 모든 로켓은 가동 전 방열판을 동체 외곽에 결합하는데, 강력한 추력으로 날아가던 중 일부 타일이 바다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열 보호는 로켓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스페이스X처럼 대기권을 여러 번 통과하는 '재사용 로켓'을 만들 땐 더더욱 중요하다. 동체가 대기권의 극심한 마찰열에 지나치게 자주 노출되면 외부 동체는 물론 내부 기계 장치도 더 빨리 마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타일의 정체는 스타십의 방열판이다. 지난해 공개된 스타쉽의 전면 동체 모습. 엑스 캡처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이 대기권 재진입 가능한 우주 왕복선을 개발할 때 방열판을 최초로 개발했고, 스페이스X는 해당 기술을 '계승'한 더욱 진보한 방열판을 완성했다.

지난해 스페이스X는 초대형 로켓 '스타십'을 공개하면서 해당 검은 타일의 비밀을 살짝 드러낸 바 있다. 기존엔 두 개의 방열판을 로켓 겉면에 코팅해 열 보호 기능을 강화했지만, 현재는 단 한 개의 가는(thin) 코팅만으로도 대기권 재진입 마찰열을 견뎌낼 수 있다고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 왕복선 시절의 방열판(왼쪽)과 스페이스X의 방열판. 해커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스타십에 부착되는 가는 코팅은 로켓의 성능 향상에도 매우 중요하다. 방열판은 열 보호를 위해 판 내부에 섬유질을 잔뜩 충전하는데, 이런 코팅을 로켓에 두 겹이나 바르면 그만큼 무게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방열판 섬유질은 우주 왕복선 시절보다 훨씬 얇고, 방열 성능은 더욱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에서 이따금 떨어져 나오는 방열판은 스타 베이스를 방문한 팬이나, 인근 주민들의 수집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날 스타 베이스 인근에서 방열판 조각을 주웠다는 한 누리꾼은 "이것은 보물"이라며 "영원히 간직할 가치가 있는 인류 우주 비행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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