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남중국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전날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럼 서기장은 공동 브리핑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위한 두 나라 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보, 안정, 안전, 항해·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럼 서기장은 1982년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 등 국제법 원칙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위협이나 무력 행사를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관련 당사자가 자제력을 행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 간 충돌 방지를 위한 남중국해 행동 강령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내용을 담아 조속히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안와르 총리도 "양국이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일할 수 있도록 어업 분야에서 공동 노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은 바크 캐나다 암초에 자국 최대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남중국해 여러 암초 주위를 급속히 매립해 인공섬을 짓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에 반대해 베트남 외교부에 항의 서한을 보냈고 양국은 갈등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양국 간 긴장이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럼 서기장은 앞으로 양국 무역을 연간 최소 180억달러(약 25조3000억원)로 늘리는 등 양국 간 경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것은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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