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학위 유무에 따라 신규 취업자의 급여 차이가 큰 중국에서 대학원 지원자 수가 2년 연속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로 인해 청년들이 하루라도 빨리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머니투데이는 22일 중국 주요 언론을 인용, 중국 교육부가 올해(2025학년도) 12월 21~22일 진행될 석사학위 입학시험인 ‘전국 석사연구생 입학시험’ 지원자가 38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중국에서 대학원의 석사과정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석사연구생 입학시험의 과목은 일반적으로 영어와 정치, 전공기초 및 전공과목으로 구성된다. 시험에 합격한 지원자들만이 희망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시험은 보통 이틀에 걸쳐 실시되지만, 추가 시험이 필요한 전공에 한해 하루 더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후 각 대학이 자체 추가 전형에 따른 평가 및 입학시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2024 중국 학부 취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 중 48%가 ‘좋은 취업을 위해’, 45%가 ‘직업 개발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답했다. 경제 성장을 구가하면서 중국은 신규 취업자의 학위 유무에 따라 급여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청년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해 이공계열을 중심으로 대학원 진학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2015학년도 164만9000명이던 대학원 입시 지원자 수는 2017년 201만명, 작년 457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지속 증가해 2022학년도에 400만명을 넘어섰고, 2023학년도엔 474만명에 달했다. 이는 대학 졸업생의 절반에 가까운 역대 최대치다.
그러나 2024학년도에는 438만명으로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2025학년도는 388만명으로 다시 400만명 선을 밑돌았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 부진으로 전반적인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중국 학생들이 대학원을 외면한 결과로 풀이된다. 추자오후이 중국교육과학원 연구원은 “많은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느니 빨리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게 낫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경영난에 직면한 기업들이 채용 자체를 줄이면서 대학원이나 박사 과정을 마치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22년에는 인구 15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 저장성 쑤이창현이 24명의 신규 공무원을 선발했는데 상하이 교통대 등 명문대 출신 석·박사생들이 대거 합격해 화제가 됐다. 당시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석·박사생들도 취업 못 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말단 공무원을 할 바에야 돈과 시간을 들여 학력 스펙을 쌓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불황으로 대학원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학생들에 대한 대학원들의 지원도 축소되는 추세다. 학생이 줄어 학생 1인당 등록금 부담이 커지면서 석사학위 취득 과정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에 대한 기숙사 공급도 줄어들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학생들 입장에서는 경제적, 시간적으로 대학원 진학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짚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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