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군, 강습상륙함 홍콩 첫 방문 부각…"홍콩인, 조국 사랑"
    정성조 기자
    입력 2024.11.24 18:30

'국가전복죄 선고일'에 파견 발표…홍콩 행정장관 "젊은세대 국가정체성 고취"

21일 홍콩 부두에 정박한 중국군 강습상륙함 하이난함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평화롭고 안온한, 아름다운 중국에서 생활한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보히니아(홍콩을 상징하는 꽃)가 영원히 만개하고, 조국과 홍콩의 내일은 분명히 더 아름다울 것이다."

24일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전날 해군 하이난함·창사함 공개 행사에 참가한 홍콩 주민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중국군은 지난 2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남부전구 해군 소속 075형 강습상륙함 하이난함과 052D형 구축함 창사함을 홍콩에 보내 개방 행사를 열고 있다.

강습상륙함은 헬리콥터 여러 대가 동시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을 갖춘 함정으로 'LHD(large landing helicopter doc)함'이나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도 불린다. 최대 3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이자 상륙작전용 병력·차량 수송선으로 평가된다.

하이난함은 2019년 진수, 2021년 취역한 중국군 1호 075형 강습상륙함이다. 중국군 강습상륙함이 홍콩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사함은 2015년 취역한 미사일구축함으로 방공과 함대지 공격, 대함·대잠 공격 능력을 갖춘 중국 해군 주력 함정 중 하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함정이 지난 21일 빅토리아항에 입항하자 홍콩 정부 소방정 두 척이 바다 위에서 경례했고,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이번 방문은 홍콩 시민, 특히 젊은 세대가 국가 정체성과 자부심을 높이고 주인 의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지난 19일 강습상륙함 하이난함의 홍콩 파견을 발표했다. 이날은 2020년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민주파 후보들을 내세우기 위한 비공식 예비선거를 연 혐의(국가보안법상 국가 전복)로 홍콩 전직 야당 의원과 민주 활동가 등 45명에 징역 4∼10년이 선고된 날이기도 하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진 뒤 가장 높은 처벌 수위다.

중국군은 홍콩 재야 세력이 차츰 성장하던 2017년 7월 홍콩 반환 20주년 축하 행사로 제1호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전단을 홍콩에 보내 영주권자들에게 개방한 바 있는데, 이번 강습상륙함 파견 역시 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생길 수 있는 반발 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애국' 의식을 심어주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해방군보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며 상세히 풍경을 묘사하면서 홍콩 주민의 국가 의식이 고취됐다고 자평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홍콩 주민은 "조국은 우리를 깊이 사랑하고, 우리도 조국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인으로서 오늘 어렵게 온 행복한 생활을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함정 개방 기간 1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2∼23일 하이난함이 정박한 차이나머천트 부두 인근에서 드론을 날린 혐의로 홍콩 남성 두 사람(35세·18세)이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며, 드론 무단 비행으로 10만 홍콩달러(약 1천800만원)의 벌금과 징역 2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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