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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암호화폐 업계, 트럼프에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촉구
    입력 2024.11.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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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미국 암호화폐 업계 임원과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비축할 것을 촉구했다고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암호화폐를 수십억 달러 규모로 매수해 수십 년간 비축한 뒤 가치가 급등하면 국가 부채를 갚는 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외화, 금, 석유 등을 전략 준비자산으로 비축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단체인 디지털 체임버의 코디 카본 대표는 "디지털 금과 마찬가지인 이 자산을 비축하지 않는다면 적대국들이 이것을 현금화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드루 오닐 S&P글로벌 이사는 "암호화폐 옹호자들이 말하는 대로 시간이 지나며 달러의 구매력이 비트코인보다 하락한다면 국가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며 "부채가 부채를 부르는 '나선형 악순환 고리'를 깨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미 범죄 수사와 자산 압수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이를 주기적으로 매도한다.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약 200억달러(약 27조8640억원) 규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행사에서 자신이 당선된다면 현재 보유하거나 향후 획득할 모든 비트코인을 100% 보유하고, 이를 새로운 전략 자산의 핵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 임원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해 미 정부의 암호화폐 매도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후 관련 공약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금융 기관 수장으로 암호화폐 지지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WP는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향후 5년간 매년 2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루미스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과 논의했다며 이 같은 법안이 국가 부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안이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상황에서 매수했다가 추후 하락할 경우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 된다. 또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은 기존 보유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입으로 가격이 급등한 뒤 기존 보유자들이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럴만한 명확한 논리가 없다"며 "암호화폐 투자자 외엔 이득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납세자가 돈을 내야 하면 더 그러하다"고 말했다.

아나냐 쿠마 애틀랜틱 카운슬 지오 이코노믹스센터 미래화폐부국장은 "20년 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금이나 다른 안정적인 자산 대신 비트코인을 선호한다고 주장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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