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배우 정우성(51)과 모델 문가비(35) 사이에 혼외자가 태어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국 공영방송 BBC가 "유명인에게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요구한다"며 비판을 가했다.

27일(현지시간) BBC는 "한국 영화계 A급 스타 정우성이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친부임을 인정했다"며 이들의 혼외자 스캔들을 보도했다. 이들은 "정우성이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하면서도 결혼 계획에 대해선 침묵을 지켜 비판받았다"며 "혼외 출산이 금기시되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가족 구조가 다양하게 변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우성을 옹호하는 일부 사람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BBC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누리꾼들의 여러 의견과 국내 정치인들의 논평을 언급했다. 먼저 "온라인상에서 정우성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라며 "그가 2014년부터 10년 동안 유엔(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했던 사실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우성은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이는 돈으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라는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국민 정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한 여당 의원의 발언도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 사회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추세라고 짚기도 했다. BBC는 한국 통계청이 실시한 '2024 사회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의 37%가 혼외 출산을 용인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2012년 이후 15%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나이대가 젊을수록 결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우성의 행보를 옹호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견도 짚었다. 앞서 이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누군가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는 것은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선택"이라며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관계를 불문하고 혼인을 해야 하고 동거의무와 부양의무를 지며 부부로 살아야 한다니 왠지 숨이 막혀 온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끝으로 BBC는 "한국은 유명인에게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고수한다. 연예인들은 종종 극도로 많은 감시를 받는다"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는 고압적인 사업으로 악명이 높다. 정우성의 이번 발표는 개인적 선택과 사회적 기대가 충돌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비판을 가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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