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2% 선을 밑돌았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취약한 내수 경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한때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1.9995%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밑돌기도 했다.
2020년 말 4%에 이르던 중국 장기물 국채 금리는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중국 경기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등으로 부진을 이어가자 안전 자산인 채권 수요가 증가(국채 금리 하락)한 탓이다.
이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9월 경기 부양책의 한 가지 방안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자, 이 같은 흐름은 가속화됐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한 무역 마찰 가능성도 중국 채권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국채 금리가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당국의 부양책으로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뉴노멀이 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제상증권의 진 한 분석가는 인민은행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춘절 연휴 전후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1.8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채권 쏠림 현상은 인민은행에 많은 딜레마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인한 달러당 위안화의 약세다. 이는 중국 자본의 국외 유출에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렇다고 해서 위안화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미 흔들리고 있는 내수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지난 8월처럼 국채 거래 중단 지시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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