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탈영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6만명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달 21일 법령을 바꿔 탈영 뒤 부대에 복귀한 '초범'은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검찰이 올해 1∼10월 탈영 혐의를 받는 자국 군인 약 6만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법상 탈영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12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데도 탈영병이 급증한 것이다. 6만명은 전쟁 첫해인 2022년부터 이듬해인 2023년까지 2년간 발생한 탈영병 수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 10월 말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부흘레다르에 주둔해 있던 123여단 소속 보병 수백명이 진지를 버리고 미콜라이우의 집으로 돌아간 일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더 많은 무기와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공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123여단의 한 장교는 FT에 "우리는 (부흘레다르에) 자동 소총만 가지고 도착했다"면서 "그들(지휘부)은 전차 150대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20대뿐이었고 몸을 숨길 곳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123여단 탈영병 중 일부만 전선으로 복귀했으며 나머지는 잠적한 상태다. 소수는 구금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탈영병 대부분이 보병과 돌격대원을 포함한 전투병이라고 전했다

탈영병 급증은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올해 여름 이후 러시아는 북한군까지 합세한 인해전술식 공세를 강화했고,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에서 밀리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수적 열세에 처한 우크라이나가 신병 수급을 제때 못하면서 지친 병사를 제때 후방으로 빼내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숙련된 병사들의 피로가 누적돼 목숨을 잃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전력은 약 100만명에 달한다고 기록돼 있지만, 현역 복무자는 35만명밖에 안 된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내년 2월까지 앞으로 3개월 동안 16만명을 추가로 징집해 병력을 보충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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