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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계엄이 바꾼 K-관광…어제는 '가고 싶은 나라' vs 오늘은 '여행위험국'
    입력 2024.12.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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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요 국가들이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사태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주한 미국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 발표 이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미국 시민들은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장소에 있을 때는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일상적인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을 피하고 대규모 모임, 집회 또는 군중 근처에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평화롭게 진행되려던 시위도 대립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거듭 주의를 촉구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한 가전 매장에서 시민이 비상계엄 선포·해제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뉴질랜드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 주의 수준을 1단계 '일반적인 안전 및 보안 예방 조치'에서 2단계 '더욱 주의 기울이기'로 상향 조정했다. 뉴질랜드 여행 권고는 총 4단계로 3단계는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 자제', 4단계는 '여행 금지'다. 뉴질랜드 외교부는 정치적 긴장과 관련해 남북 관계도 언급했다. 외교부는 "북한은 여러 차례 핵실험과 정기적인 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며 "향후 (핵·탄도미사일) 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남북 긴장 고조 가능성을 경고했다.

캐나다도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업데이트를 했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민에게 한국에서 시위와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현지 매체 뉴스를 모니터링해 최신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캐나다와 유사하게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도 주의 지침을 내렸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한국 기관의 권고를 따르고 정치 집회를 피하라"라고 촉구했다. 불가리아, 라트비아, 아일랜드는 각각 시민들에게 한국에서 시위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지역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도 우려를 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한국의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역시 "비상계엄과 관련,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대사관의 업데이트 상황을 주시하라"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며 자국민의 한국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강한 주의 지침을 발동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한국 방문의 필요성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집이나 현재 머무는 장소에서 미디어 업데이트를 따라 달라"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인 '안전'과 '치안'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입국) 여행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이후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안전을 이유로 한국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4일 "엄마와 일주일 뒤 한국에 가려고 했는데 한국 상황이 좋지 않아 취소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도 "뉴스 보고 한국 관광을 취소했다"면서 계엄령 관련 국내 뉴스를 공유했다. 이 외에도 "무서워서 한국 못 가겠다" "한국 가면 큰일 날 것 같다" 등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크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높은 명동, 홍대 등 호텔에는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해프닝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이 여행 위험 국가로 인식되면서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여행주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 주가는 이날 2~4% 하락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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