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노력을 조명하는 발언을 했다.
5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이시바 총리는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가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일한 관계의 개선이 한국의 국익이라는 신념을 갖고 추진해 왔다"며 "그런 윤 대통령의 노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내년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60주년을 축하하고 그 의의를 음미하고 싶다"며 "다른 나라(한국)에서도 그런 해에는 (축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한국의 상황은 예단하기 어려워 더는 언급은 삼가겠다"고 부연했다.
다른 일본 내각 요인들 역시 계엄 사태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 소추가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질문받자 "타국(한국) 내정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면서도 "일본 정부는 이번 한국 국내 움직임에 대해 계속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양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파트너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한일 관계가 일본에 있어서도 중요한 외교적 사안임을 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북한의 개헌 및 남북 연결 도로·철도 폭파 등 정책 기조 변화가 역내 정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안전보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단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의 전제가 앞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하면서 내달 예정됐던 이시바 총리의 방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전날 "한국 방문은 아직 무엇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일축한 상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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