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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머스크 미치기 전에 샀어요"…테슬라 차주들 때아닌 '스티커' 열풍
    입력 2024.1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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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개최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지지 유세에서 단상에 오른 모습. 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 사이에서 이색적인 스티커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 내 테슬라 전기자동차 차주들 사이에 '일론(머스크)이 미치기 전에 샀음' '일론 미친 X인 거 알려지기 전에 샀음' 등의 문구가 기재된 스티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스티커는 머스크가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2022년 말에 등장했으며, 엣시(Etsy)와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종류로 판매 중이다.

일부 테슬라 차주는 머스크의 정치 성향과 행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자 해당 스티커를 구매해 붙이곤 한다. 머스크가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며 테슬라가 우파 정치색을 띠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테슬라 차주들이 다른 브랜드 차량을 알아보거나 스티커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을 가진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테슬라 차주가 '이 차는 일론 머스크가 미치기 전에 샀다'는 문구의 스티커를 구매해 붙였다. 아마존 닷컴

FT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이름을 엑스(X)로 변경, 우익 성향 정치 게시물이나 음모론 지지 글 등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며 "그는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정치자금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머스크가 정치 성향을 짙게 드러낸 것이 테슬라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실제로 올해 테슬라의 1~3분기 판매실적은 47만1000여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바 있다.

2011년 테슬라 차량을 구매했다는 샌디에이고 거주자 조 시퍼는 FT에 "난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닌데, 머스크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불만"이라며 "테슬라를 소유하는 것은 마치 '마가'(MAGA) 모자를 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단어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사용한 구호다.

또한 FT는 해당 스티커를 처음 만들었다는 매튜 힐러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힐러는 "머스크가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기 시작하는 걸 보며 테슬라 차량을 가진 많은 이들이 불만을 가졌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지금 테슬라를 구매하는 이들은 머스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것이다. 테슬라는 그간 진보적인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있었기에 앞으로의 판매량에 (머스크의 행보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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