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음에도 일부 사업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지 않는 업체를 압박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스타보드)는 최근 자사가 투자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플랫폼스 경영진에 코인 채굴용 전산시설 일부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보유 회사)나 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용 시설로 전환하라고 밝혔다.

라이엇플랫폼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비트코인과 정반대로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약 24% 하락했다. 지난 4월 하루 채굴 가능 총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라 채굴 난도가 상승하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시설 건립 및 전력 확보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돼서다.

가상화폐 업체들은 채굴을 위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사업 부문을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기 어렵지 않다. 이들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와 대규모 전력을 확보해왔다.

그럼에도 기민하게 사업을 전환하지 않고 있는 라이엇플랫폼을 향해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라이엇 플랫폼 측은 WSJ에 "자사는 주주가치 창출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 같은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보드와 건설적으로 협의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라이엇플램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약 5% 상승 마감했다.

대형 채굴업체들은 일찌감치 시설을 AI용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코어사이언티픽은 최근 AI 클라우드 제공업체 코어위브와 시설 임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비트디지털, 아이리스에너지 등도 관련해 적극적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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