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겪고도 무너지지 않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주목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 문화단체 '92NY' 주최로 열린 대담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진정한 시험대는 민주 제도가 꺾이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버텨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한국은 버텨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도 1·6 사태가 있었다"며 "고도로 선진화하고 공고화된 민주 사회에서도 극적인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언급한 1·6 사태는 2020년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극렬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6일 연방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 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을 말한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한국의 계엄 사태 이후 입을 모아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주목해왔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계엄 해제 결의 채택을 저지할 목적으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배치된 군인들의 총구를 시위자들이 밀어냈다"며 이를 "극적인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기에 법원(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헌법재판소)을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될 때까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는 버텨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국제사회가 탈냉전 시기를 지나 도전적이고, 요동치는 경쟁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같은 극적인 정치적 격동은) 중동과 같은 곳뿐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핵심은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자들을 상대하고, 우리 시대의 거대한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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