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구글 스트리트 뷰(거리 뷰)에 한 남성이 시체를 옮기는 장면이 포착돼 실종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 사연이 전해졌다. 스트리트 뷰는 구글의 지도 서비스로, 세계의 여러 길과 장소를 360도 카메라로 찍어 볼 수 있게 해준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스페인 북부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글 스트리트뷰에 찍힌 사진이 중요 단서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스페인 북부의 마을 타후에코에서 쿠바 국적의 30대 남성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종된 남성은 가족에게 "한 여성을 만났으며 스페인을 떠나 휴대폰을 없앨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자를 받은 가족은 의심스럽다고 여겨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주민 수가 56명에 불과한 이곳에서 발생한 사건에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하던 현지 경찰이 사건이 발생한 지역 인근의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어떤 남성이 구부정한 자세로 빨간색 자동차 트렁크에 흰색 자루를 싣는 모습을 포착했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장면은 실제로 실종된 남성의 시신을 옮기는 장면이었다. 구글 스트리트 뷰가 이 마을의 모습을 담은 것은 지난 2009년이 마지막이었는데, 무려 15년 만에 업데이트된 사진이 시신을 옮기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지난달 경찰은 실종된 남성의 파트너로 알려진 여성과 다른 남성 등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또, 지난주 실종된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부패한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용의자들은 주민 수가 13명에 불과한 인근 마을의 묘지에 토막 난 시신을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용의자 2명이 실종된 남성을 살해한 것인지, 다른 공범이 있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스트리트 뷰에 찍힌 사진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일부 도움이 되었다"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