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러시아 기업들이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국제 무역 결제에 비트코인과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24 TV 채널에 출연해 "실험적 체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에서 채굴한 비트코인을 (해외 무역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런 거래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거래가 더욱 확장되고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인해 중국, 튀르키예 등 주요 파트너국과의 무역 결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은행들이 서방 규제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관련 거래에 매우 신중하게 나서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월 국제 무역에서 비트코인 등 디지털 통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채굴을 합법화했다. 이에 러시아는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달러를 사용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역할을 훼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국가가 대체 자산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체 자산의 예로는 세계 누구도 비트코인을 규제할 수 없다며 비트코인을 꼽았다. 이 같은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가상화폐의 광범위한 사용을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며 대선 기간부터 비트코인을 금이나 원유처럼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미 가상화폐 정보 플랫폼 코인 게코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 시간 오후 7시께 비트코인 1개 가격은 9만9129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