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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SNS 자체 검열 '정조준'…고심 깊은 빅테크
    입력 2024.12.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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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이 임박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들이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세계적 줄다리기’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 SNS 기업에 철퇴를 내리는 유럽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온라인 검열 철폐를 주장하는 등 정책 기조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SNS가 받는 법적 보호를 없애고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복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과거 ‘1·6 의회 폭동’ 조장 혐의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계정이 차단된 경험이 있는 그는 진보 성향의 SNS 기업들이 보수 진영의 콘텐츠를 검열한다고 주장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차기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으로 지명된 브렌던 카 FCC 위원과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도 트럼프 당선인의 SNS 검열 금지 기조를 받드는 인물들이다. 현재 미국의 SNS 기업들은 통신품위법에 따라 자사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데, 카 위원은 해당 조항의 면책권을 약화해 SNS 기업들이 검열에 따른 법적 책임을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퍼거슨 위원 역시 엑스(X·옛 트위터)가 유해 콘텐츠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광고를 철회했던 기업들을 색출해 징벌하겠다고 예고했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가 유럽과 정반대라는 점이다. NYT는 "트럼프는 SNS ‘검열 카르텔’을 진압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유럽에 제약 없는 자유로운 언론이 민주주의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진다"며 SNS 기업들은 두 거대 시장의 상충하는 규제 사이에 끼인 처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이 2022년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은 기업이 불법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벌금을 내도록 한다. 앞서 EU는 지난 7월 엑스가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 확산을 방지하지 못해 디지털서비스법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영국은 올여름 가짜뉴스가 촉발한 극우 반이민 폭동이 일어나자 SNS에서 폭력을 부추긴 이들을 구금한 바 있다. 프랑스에선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가 플랫폼 내 음란물 유포 및 마약 밀매 등을 방치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세인트존스 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케이트 클로닉 재산 및 인터넷 법률 조교수는 "글로벌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상충하는 법률이 생겨나면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들"이라며 SNS 이용자들이 거주 국가의 법률에 따라 서로 다른 콘텐츠를 보는 분절된 인터넷 경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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