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국제
"교사 13명 뽑았는데 석사 아니면 박사"…中 중학교 무슨 일?
    입력 2025.01.03 09:12
    0

[ 아시아경제 ]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학력자들이 대거 중학교 교사로 채용돼 '학력 인플레이션'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중국 매체 쥬파신원은 "장쑤성의 한 중학교가 신규 채용한 교사 13명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8명이 박사 학위 소지자"라며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석박사도 취업난에 시달린 결과"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최근 장쑤성에 위치한 쑤저우중학교가 발표한 신규 채용 교사 13명의 명단에는 박사가 8명, 석사가 5명으로 전원 석·박사 학위 소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와 베이징대 졸업생이 각각 6명과 4명으로 총 10명이었고, 나머지 3명도 중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인 난징대학과 중국과학원대학 졸업생이었다.

이는 당초 학교 측에서 "고급 인재를 유치하겠다"며 박사과정 졸업생을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공고에는 ‘학사 및 석사 과정에서 최소 3회 이상 국가 장학금을 수상한 경우’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석사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석사 학위자도 다수 채용이 이뤄진 것이다.

중학교 교사 채용에 고학력을 요구하고, 그 결과 사범대학 졸업생은 한 명도 채용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관영 신징보는 “물리학 박사라고 해서 물리학을 잘 가르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교육은 심리학과 교육학 등의 체계적 훈련이 필요한 전문적인 직업”이라며 “실제 필요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인재가 선발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흔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세기교육연구원 원장 슝빙치는 “박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직을 맡는 것은 이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추세”라며 “쑤저우, 항저우, 선전 등의 주요 학교들은 신규 교사 채용 시 석사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데 최종 면접에 진출하는 응시자 대부분은 박사과정 졸업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매년 졸업하는 대학원생이 100만명”이라며 “1990년대 한 해 대학 졸업생 수와 맞먹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쑤저우중학교 신규 채용 교사가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채용 과정에서 명문대 졸업생의 성적이 사범대 졸업생보다 좋았거나, 명문대 우대가 존재했던 것 같다”면서 “학교에선 명문대 졸업생 채용을 교원 구성의 중요 성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잠정 중단하고, 중고교생과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 제외하는 방식의 청년 실업률 새 집계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청년 실업률은 17.1%로, 집계 방식을 바꾼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학력 인플레'가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사범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중학교 교사 양샤오둥(35)은 매체에 “박사 졸업 후 중학교 교사가 되는 경우가 점점 흔해지고 있다”며 “기초 교육 단계에서 더 많은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물리 교사를 선택했다. 박사가 중학교 교사가 되는 게 과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사
    #중국
    #중학교
    #무스
    #석사
    #교사
    #졸업생
    #채용
    #명문대
    #대학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국제 주요뉴스
  • 1
  • '경영난' 보잉, 디지털 항공 부문 15조원에 매각
    아시아경제
    0
  • '경영난' 보잉, 디지털 항공 부문 15조원에 매각
  • 2
  • ‘국민MC’가 미성년 성착취 영상 3000개를…대만 연예계 ‘발칵’
    서울신문
    0
  • ‘국민MC’가 미성년 성착취 영상 3000개를…대만 연예계 ‘발칵’
  • 3
  • 인도 카슈미르 총격테러 최소 26명 사망…"대부분 관광객"
    아시아경제
    0
  • 인도 카슈미르 총격테러 최소 26명 사망…"대부분 관광객"
  • 4
  • “뭔가 이상한데?”…‘건강 위독설’까지 나온 바이든 사진, 뭐길래
    서울신문
    0
  • “뭔가 이상한데?”…‘건강 위독설’까지 나온 바이든 사진, 뭐길래
  • 5
  • 오픈AI "구글 크롬 매물로 나오면 인수 의향"
    아시아경제
    0
  • 오픈AI "구글 크롬 매물로 나오면 인수 의향"
  • 6
  • ‘거대 불구름’…“러軍 최대 무기고 대폭발, 10만톤 잿더미” (영상) [포착]
    서울신문
    0
  • ‘거대 불구름’…“러軍 최대 무기고 대폭발, 10만톤 잿더미” (영상) [포착]
  • 7
  • 테슬라 순이익 71% 급감…머스크, '테슬라 구하기' 시동
    아시아경제
    0
  • 테슬라 순이익 71% 급감…머스크, '테슬라 구하기' 시동
  • 8
  • 젤렌스키 “바보” 만들기? 푸틴의 ‘평화맨’ 흉내 속셈은 [월드뷰]
    서울신문
    0
  • 젤렌스키 “바보” 만들기? 푸틴의 ‘평화맨’ 흉내 속셈은 [월드뷰]
  • 9
  • ‘이것’ 불만에 격분한 승객…항공기, 비행 4시간 만에 회항한 사연은
    서울신문
    0
  • ‘이것’ 불만에 격분한 승객…항공기, 비행 4시간 만에 회항한 사연은
  • 10
  • 다친 아들 따라온 父 수술한 병원 ‘발칵’…황당한 이유 있었다
    서울신문
    0
  • 다친 아들 따라온 父 수술한 병원 ‘발칵’…황당한 이유 있었다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투표
  • 스타샵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