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에 대해 취임 전부터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 사업가 후사인 사즈와니 DAMAC 최고경영자(CEO)를 소개하며 그가 조만간 미국에 20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즈와니 CEO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부동산회사 DAMAC을 운영하며 약 10년 전 중동 최초로 트럼프 브랜드 골프 리조트를 건설하며 트럼프 당선인과 연을 맺었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LIV 골프는 오는 4월 토너먼트 대회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리조트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사우디 정부 자금이 트럼프 당선인 가족에게 흘러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를 개최하며 경기장에 수십만달러를 지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천 명의 티켓 구매자를 리조트로 유치하고, 리조트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트럼프 그룹의 또 다른 주요 중동 사업 파트너인 다르 알아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내 주요 도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그룹 부사장은 지난달 이 회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트럼프 타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최근 중동에서 15억달러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쿠슈너는 2020년 백악관을 떠나 사모펀드 회사를 차렸는데 NYT에 따르면 그가 모금한 자금 45억달러 중 상당수는 중동에서 나왔다.
NYT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가족의 사업적 이해관계와 트럼프 행정부 간 겹치는 범위가 같은 날 모두 공개됐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이해충돌의 가능성도 얼마나 전례 없을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영리 기구 캠페인 리걸 센터의 아다브 노티 사무총장은 "트럼프 1기 때는 트럼프 사업과 행정부가 뒤섞일 가능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우려가 있었는데 새 행정부에서는 더는 그런 우려가 없다. 고삐가 풀린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호의를 얻어야 하는 기업들에 특별 대우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외부 법률 고문을 고용하는 것을 포함한 윤리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 임기 동안 외국 정부와 직접 새로운 거래를 체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NYT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최근 몇 달간 트럼프 당선인 가족과 해외 기업 간 거래가 빠르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변인인 캐롤라인 리빗은 이 같은 비판을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은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운동과 첫 행정부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했으며, 아버지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많은 개인적 희생을 치렀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