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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기업 초봉 인상 러시에도…日실질임금 4개월째 뒷걸음질
    입력 2025.01.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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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일본의 명목임금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4개월째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9일 발표한 '2024년 11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 따르면 직원을 5명 이상 고용한 업체의 근로자 1인당 평균 명목임금은 월 30만5832엔(약 28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이로써 명목임금은 35개월째 상승세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0.3% 줄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6개월 연속 감소했던 일본 실질임금은 지난해 6월과 7월 여름 보너스 증액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그해 8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11월은 쌀과 야채 등 식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고, 정부의 전기·가스 요금 지원이 축소된 것 역시 (실질임금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일본 근로자들이 물가 상승과 가처분 소득 감소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에선 인재 확보를 위한 초봉 인상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오는 3월부터 신입사원 월급을 10% 올린 33만엔(약 305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023년 3월 신입사원 월급을 25만5000엔(약 235만원)에서 30만엔(약 277만원)으로 인상한 지 2년 만이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소수 정예 조직으로 변혁을 추진하고 새로운 보수 체계를 또 도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내년 봄에 입사하는 대졸 사원 월급을 기존 25만5000엔에서 30만엔으로 올리기로 했다. 일본에서 파트타임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한 대형 유통업체 이온 역시 파트타임 근로자 시급을 평균 7%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전날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을 만나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의 기세로 임금을 올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대기업들의 초봉 인상 열풍이 실질임금 상승세를 견인할지는 미지수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2024년 12월 임금에는 겨울 보너스가 반영될 것이라면서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할지 여부는 물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동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임금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임금 인상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 건수가 2023년보다 17% 늘어난 4700건을 기록하며 데이터가 집계된 1985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도 약 8% 증가한 19조6000억엔(약 180조원)을 돌파했다. 닛케이는 "비핵심 사업을 분리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투자펀드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매수했기 때문"이라며 "증권업계에서는 M&A 분야의 인재 영입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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