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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수능 열흘 남았는데 입시학원 문 닫아…저출산 사회 日의 대입은 [日요일日문화]
    입력 2025.01.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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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사촌 동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고 올해 대학생이 됐습니다. 홀가분한 표정을 보니 저도 괜히 대학 입시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11월에 수능을 보고 1월 정도면 입시도 마무리 단계로 흘러가는데요. 일본은 1월에 대학입학공통테스트를 치릅니다. 시험도 오는 18~19일에 치러질 예정으로, 지금 우리나라 11월처럼 긴장감이 감돌고 있죠.

대학입학공통테스트에 응시 중인 수험생들. NHK.

이런 와중에 일본에서는 수능이 코앞인 상황에서 입시학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등 수능과 관련해 이런저런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주는 그래서 일본의 대학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우리나라 수능과 비슷한 시험은 일본의 대학입학공통테스트입니다. 국·공립대학이나 일부 사립대에 지원할 때 보는 시험인데,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와세다, 메이지 등 유명 사립대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점수를 요구합니다. 예전에는 대학입시센터시험이라고 불렀는데, 2020년부터 대학입학공통테스트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날짜는 매년 1월 13일 이후 첫 주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18일 토요일과 19일 일요일에 시험을 보게 되는데요. 시험 과목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먼저 언 ·수·외를 살펴보면 국어(일본어)와 영어, 수학1, 수학2가 있고요. 영어도 독해와 듣기평가가 모두 있습니다. 문과를 기준으로 사회탐구영역은 지리·역사, 공민으로 나뉩니다. 지리역사는 세계사, 일본사, 지리로 이뤄져 있습니다. 공민이라는 과목은 사탐에서 이 역사를 뺀 나머지 과목들인데요. 현대사회, 윤리, 정치·경제로 나뉘어있어요. 이과는 물리, 화학, 생물, 지학을 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제2외국어인데요. 우리는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아랍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한문 등으로 종류가 다양한데요. 일본은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한국어 4과목 중 응시가 가능합니다. 한국어가 있다니 괜스레 뿌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작년 문제를 살펴보니 '다음 보기 중 받침이 다르게 소리 나는 것은?'부터 시작해 어순 맞추기 등등 꽤 다양하게 나오더라고요.

일본 대학공통테스트의 한국어 과목 작년 기출문제. 대학입시센터.

여하튼 상위권 대학에서는 이 대학입학공통테스트에 추가로 대학별 본고사를 추가로 봐야 하는 곳도 많습니다. 소논문을 쓰거나 면접을 보는 등 여러 전형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진행된 일본에서, 입시 업계도 변화를 맞고 있는데요. 얼마 전 신주쿠에 위치한 유명 입시학원 '니치가쿠'가 파산해 폐업하게 되면서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대거 혼란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13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던 학원인데,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서 논란이 됐죠.

일본 언론은 이 배경에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해 6월 문부과학성은 저출산 영향으로 2040년도가 되면 일본의 대학과 전문대 진학생이 매년 약 2만3000명씩 줄어들 거라고 추산을 했습니다. 대학 정원으로 환산하면 86.5개 대학에 달하는 규모라고 해요.

대학입학공통시험을 앞두고 폐업한 신주쿠의 학원 '니치가쿠'. NHK.

이렇게 대학 진학 인원 감소 여파는 고스란히 일본 학원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2024년 일본 내 학원의 도산 건수는 53건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해,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학생을 데려오기 위한 학원 간 쟁탈전도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일본에서도 요즘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학원이 늘어나면서 학원가는 그야말로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단 임시로 다른 업체에서 곤란한 학생들과 강사를 대상으로 구제지원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은 3월 말까지 최대 8회 무상 수업을 받게 해주고, 입시를 앞둔 3학년이나 재수생들에게는 시험 당일까지 최대 4회 무상 수업을 제공한다는데요. 여기에 자습실을 개방하는 등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강사들도 새로운 직장 소개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최근 통폐합이 일어나고 있죠. 일본이 조금 더 먼저 겪고 있는 셈인데요. 일본 문부성도 요즘 유학생을 늘리고 직장인 학생을 받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하니, 우리나라도 여러 방안을 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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